인류 문명이 만들어 낸 가장 혁신적인 발명품 중 하나는 이른바 ‘소설’이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상상력’이라는 완곡한 표현 아래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도록 부추기고, 그 거짓말을 잘하면 보상까지 준다. 잘된 소설을 판단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얼마나 재미있는가이다.
나는 약 15년 전 탈옥(jailbreaked)한 아이패드 2에 넣어 둔 전자책으로 이 책을 절반 정도 읽었다. 그런데 실수로 iOS를 업데이트하는 바람에 탈옥 상태에서 저장해 둔 전자책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패드 2는 퇴물이 되었고, 절반만 읽은 이 책도 그대로 망각 속으로 잊혀져 버렸다.
그러다 지난해 동네 서점에서 이 책을 다시 발견했을 때, 오래 잠들어 있던 호기심이 다시 깨어났다. 그래서 책을 샀지만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 했다.
거의 300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이토록 놀라운 거짓말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사실은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그것도 그렇게 거칠고 잔혹한 시대에 말이다. 그런데도 조너선 스위프트의 기괴하고 풍자적인 거짓말은 정말 재미있다. 그래서 인지 이 책의 영향력은 지금까지도 널리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릴리퍼트, 브롭딩낵, 라퓨타 같은 단어들을 우리는 여전히 자주 듣게 된다.
내가 사용하는 이메일 서비스 ‘야후’라는 이름도 이 책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몰랐다. 1994년부터 야후 이메일을 사용해 왔고, 지금도 스팸메일을 받아 내는 보조 계정으로 쓰고 있는데도 말이다. 참 부끄럽다.
거짓말을 잘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이렇게 보상이 큰 활동이라는 사실을 좀 더 일찍 알았어야 했다. 그랬다면 나는 지금쯤 엄청난 부자이자 유명인이 되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내도 거짓말?에는 나름 소질이 있기 때문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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