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코(실버 그런트, Silver Grunt)

바코코(Bakoko), 즉 실버 그런트(Silver Grunt)는 학명이 Pomadasys argenteus인 생선으로, 필리핀 현지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영어 자료에서는 종종 도미류나 포기(porgy)와 비슷한 생선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하지만 현지에서 사용하는 생선 이름은 지역, 시장, 판매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생선을 살 때 판매자에게 보통 어떻게 요리하는지, 그리고 어디에서 잡히거나 온 생선인지를 물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오늘 나는 나무 아래에서 생선을 파는 상인에게 바코코를 샀다.

슈퍼마켓도 아니었고, 고급 수산시장도 아니었으며, 온라인 배달 앱을 이용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아주 평범한 현지의 풍경이었다. 신선한 생선, 생선을 파는 사람,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 그리고 그날 필요한 것을 사러 온 사람들.

나무 아래에서 생선을 파는 아이자 씨

나에게 이런 순간은 필리핀의 삶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준다.

물론 길가나 동네의 작은 판매자에게 음식을 살 때는 스스로 잘 판단해야 한다. 생선이 신선해 보이는지, 얼음에 제대로 보관되어 있는지 또는 최근에 잡힌 것인지, 판매 장소가 어느 정도 깨끗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저렴한 음식이 언제나 좋은 음식은 아니다. 하지만 믿을 만한 현지 판매자를 찾게 되면 그곳은 자연스럽게 일상의 일부가 될 수 있다.

필리핀에서 생활하며 내가 천천히 배우고 있는 한 가지가 있다. 일상은 쇼핑몰과 식당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나무 아래, 길가, 재래시장, 작은 사리사리 스토어, 또는 음식을 파는 사람과 나누는 짧은 대화 속에도 일상은 존재한다.

특히 매우 체계적인 시장과 슈퍼마켓에 익숙한 한국인이나 다른 외국인에게 이런 모습은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필리핀에서 사는 매력의 일부다. 필리핀에는 아직도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고, 지역 안에서 이루어지는 소박한 방식의 식품 구매 문화가 많이 남아 있다.

나는 호기심 때문에 바코코를 샀다. 평범하고 현지 사람들이 실제로 먹는 음식을 직접 먹어보고 싶었다. 나는 이런 방식으로 필리핀을 이해하고 싶다. 큰 뉴스, 은퇴 국가 순위, 관광지, 사업 기회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단순한 일상의 경험을 통해서도 필리핀을 알아가고 싶다.

아마 생강, 양파, 간장, 참기름을 조금 넣어 찜으로 요리할 수도 있다. 아니면 간단히 튀겨서 밥과 함께 먹을 수도 있다. 일부 필리핀식 또는 중국식 가정요리에서는 바코코를 생선찜에 사용한다고 하니, 간단한 한 끼 식사에 잘 어울리는 생선인 것 같다.

이런 작은 순간들은 현지의 삶을 더욱 소중하게 느끼게 한다. 나무 아래에서 산 생선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필리핀은 시장과 사람, 대화, 그리고 평범한 하루하루를 통해 천천히 이해할 때 가장 잘 보이는 나라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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